김결수 KIM, KYUL SOO

Labor&Effectiveness, Acrylic on paper, 2019
Labor&Effectiveness, Acrylic on paper, 2019
Labor & Effectiveness, Acrylic on paper, 53×78cm, 2018
Labor & Effectiveness, Acrylic on paper, 53×78cm, 2018
Labor & Effectiveness, 나무배, 알루미늄캔 8000개, 가변설치, 2019
Labor & Effectiveness, 나무배, 알루미늄캔 8000개, 가변설치, 2019

오브제에 각인된 흔적의 사건을 재전유하는 제의적 진혼곡



발견된 오브제와 흔적의 사건

오브제의 내면을 재전유하는 지난한 노동과 설치의 진혼곡

갤러리의 안과 밖의 삶의 흔적


김결수의 작업은 삶의 현장에서 버려진 잔해(object)를 통해 노동(labor)-효과(성) (effectiveness)은 삶의 현장을 관조하면서 발견하는 것이다. 노동효과를 발견하기 위해 전제된 오브제의 조건은 ‘세상으로부터 세상에 버려지고 던져진 것들’이다. 즉 오브제란 대상(object)이 아닌 또 다른 주체(subject)처럼 간주되는 셈이다.

주로 삶의 현장에서 쓰여 지고 버려진 폐기물인 여러 재질의 물건들이나 폐자재 그리고 반복된 노동의 흔적이 담긴 나무도마, 바다노 등이 그의 작업 대상이 된다. 생활 속에 발견된 낡은 오브제는 노동효과에 대한 흔적 찾기인 동시에 긴 시간 반복되었을 노동 가치에 대한 질문이다. 노동효과가 화려한 도시의 외관이라면, 그 가치에 대한 질문은 화려한 외관에 가려진 노동의 그림자가 아닐까.


오브제의 ‘밖’에서 살펴지는 이미지란 본디 순간적으로 생성되었다가 사라지는 모든 사건처럼 허망한 존재일 따름이다. 그 지점을 잘 알고 있는 작가 김결수는 따라서 오브제의 ‘안’에 집중한다. 오브제가 지닌 시간과 공간 그것이 주체로서 목격한 사건의 현장을 탐구하는 것이다. 발견된 오브제의 ‘안’을 탐구하면서 ‘질료가 품은 이미지’와 ‘질료가 낳은 형상’을 탐구한다. 즉 질료 혹은 실재에서 이미지로 모색되는 조형 언어에 천착하는 것이다.

김결수의 오브제가 고철이나 폐기된 물건 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크아트’와의 유사성이 없지는 않지만, 그가 제시하는 오브제에 담긴 의도와 방법에 자신만의 독자성을 담아내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우선 그가 선택한 오브제는 쓰다 버려진 폐품을 통해 산업사회에 대한 비평적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효과’의 흔적을 통해 세월에 의한 피와 땀이 서린 노동의 가치를 환원해 보려는 노동에 대한 메타포를 담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의 흔적이 깃든 대상이자, 사용가치를 다하고 낡아서 버려진 대상에 정성스럽게 김결수가 지닌 예술적 철학을 입히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시도는 ‘노동효과’를 통해 바라보는 김결수의 노동의 빛과 그림자를 보는 방식이자 그의 작업의 출발점이다.



노동효과의 출발점은 오래전 우연히 들렀다 목격하게 되었던 포장마차에서 일어난 사건이 시작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말은 “어느 날 내가 자주 다니던 도로 옆 포장마차가 폭격이라도 맞은 듯 폭삭 내려 앉아 있는 것을 목격했지요. 가끔 들러 소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아주머니가 하던 포장마차여서 무심히 지나쳐 지질 않아 철거 중 다툼에 의한 것인지, 취객들의 싸움 때문이었는지 의아해 하며 지나다가 그 잔해들 속에서 도마 하나를 보았는데, 양쪽으로 사용된 나무도마가 가운데가 패여 구멍이 날정도면 얼마나 긴 시간 도마 앞에서 칼질을 했을까? 얼마하지도 않는 도마를 새것으로 바꾸지도 않고 툭 치면 부서질 것 같던데...”라며 이어갔다.

다음날 신문의 모서리 기사에 실린 내용은 잠시 서성이며 바라보았던 ‘나무도마’의 주인을 새벽 음주 차량이 인도 위 포장마차를 덮치면서 도마 주인의 생명도 함께 앗아 갔다는 것이다. 음주운전 차가 하루하루를 고달프게 살아가던 아주머니의 일터와 생명을 한순간에 앗아가 버렸다는 기사를 보자 삶이 노동일 수밖에 없었던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나무도마’가 아주머니에게 얼마만한 노동의 효과를 주는 것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노동효과’라는 테마로 설치전<2018,대구문화에술회관미술관>을 했던 것도 ‘나무도마’에 대한 애잔한 시각에서 출발하여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노동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이처럼 애잔한 여운을 품고 있다. 대구미술관 ‘삶-선’<2016대구미술관>에서 옛 한옥이 철거되고, 현대화되어가는 후기 산업사회의 구조 속에서 폐목이 된 나무들보와 구들장들은 옛집들의 온기를 전하며 우리의 감성을 새롭게 자극한 출품작 그리고 평창올림픽 강릉 경포대에 설치한<2018강릉경포대>‘가마솥’에 애잔한 시선이 담긴 오브제의 표현방식들과 같이 그가 천형처럼 받아들인 예술 행위로서의 무모한 노동은 그의 작품 도처에 있다.

격자형 가설 철봉에 매달린 대형 나무토막에 셀 수 없이 박혀 있는 대못들, 화재로 전소된 주택의 목재들을 마치 인간의 뼈대처럼 집의 형상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는 조형 언어는 그의 지난한고도 무모한 예술적 노동은 살아 꿈틀거리게 하고, 유흥가 네온 빛과 신문지가 원형 탑처럼 구축된 아날로그적 미디어가 함께 설치된 다양한 작품들에서도 이러한 제의적 모뉴먼트의 분위기는 발견된다. 이러한 조형적 결과물은 그가 자신의 미학의 본질을 이미지 표층의 껍데기가 아닌 오브제의 심층 혹은 질료적 내면으로부터 발견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동양적 선문답(禪問答)에 가까운 조형적 태도로부터 기인한다. 달리 말해 오브제에 각인된 특정한 흔적의 사건들을 폐기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그것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자신의 예술적 경험을 지속적으로 투사하며 나타나는 그의 작품은 ‘오브제의 내면을 재전유하는 지난한 육체적/정신적 노동’으로부터 기인한다고 하겠다.

2018년 이후 점차 간결해진다. 하지만 그의 간결성은 극단적인 간결성이나 기계적인 엄밀성과는 구별되는 갤러리 공간에 대한 그의 해석이 담겨있다.

김결수의 근작에서 보여지는 ‘간결성’은 갤러리의 안과 밖,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우리의 실상과 허상을 담는 하나의 기술로 보여지는데, 이 간결한 기술은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오브제에 백색공간으로 대변되는 갤러리 공간의 단면을 ‘입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오브제에 그는 작가로써의 노동을 입히고 낯선 백색공간에서 어색한 만남을 주선한다. 어색한 만남을 지우기 위해 그는 오브제의 일부분에 제의적 해석으로 갤러리 공간과의 친밀한 관계로 변모시킨다. 즉 작가로부터 ‘발견된’오브제가 함유하고 있는 흔적의 ‘원(原)사건’을 추론하고 해체,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자신만의 해석으로 인간관계에 엮인 신제적, 허구적 얘기를 써내려가는 것이다.

발견된 오브제를 ‘만들어진 오브제(objets créés)’로 변형, 변주하는 자신의 조형 언어 안에 그것을 한데 껴안는다. 여기서 우리가 유념할 것은 이러한 작업 과정 속에서 작가 김결수만의 해체와 재전유의 방식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의 조형 언어를 전유(appropriation)가 아닌 재전유(re-appropriation)로 해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원적 의미는 ‘무언가를 가져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련의 행위’이다. 이것은 오늘날 문화 연구에서 “어떤 형태의 문화자본을 인수하여 그 문화자본의 원(元) 소유자에게 적대적으로 만드는 행동”을 가리킨다. 김결수가 취하는 실천은 “혼자 독차지하여 가짐”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전유’로 결코 귀결되지 않는다. 오브제의 원소유자의 이야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지만 그것의 본래적 의미를 은폐하거나 소멸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오브제의 원래적 의미를 가져오는 전유로부터 자신의 작업을 시작하지만, 그것을 다시(re)라는 접두어로 접속시켜 원전의 의미를 재고(再考)하는 재전유를 귀결점으로 삼는다.

오모크의 ‘안’에 설치될 작품은 황토 흙을 이용한 직사각형의 대형 덩어리를 만들어 흙덩어리의 표피가 시간의 흐름에 의한 순환과 관객의 내 외부 환경에 의해 나타나는 상황을 대형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기록되며, 저녁 네온이 번쩍이는 유흥가 길거리에서 청춘 남녀들의 행위로 만들어진 야바위?, 정육면체 나무덩어리에 박혀 있는 수 천 개의 대못을 다시 뽑아내는 행위로 그 흔적을 대면하면서 그들의 삶을 읽고 그 오브제를 둘러싼 처연한 삶의 실재 사건을 작가로서 전달하고자 한다.

이와 연계된 작업으로 알류미늄캔을 조각낸 면을 활용하여 집들의 실루엣을 선으로 겹친 대형 평면 작업을 선보이게 된다. 평면에 나타나는 기하학적 집 형태는 세상사, 인간사의 희로애락이 점철되어 있는 우주 한가운데의 장소성을 지니게 되며 현대화 되어가는 후기 산업사회의 구조 속에서 옛집들의 온기를 전하며 우리의 감성을 새롭게 자극하려하는 작업이다.

공간에 나타나는 설치와 평면작업은 우주속의 생명들이 엮어가는 삶의 터전의 이야기에 또 다른 예술가의 노동을 가미하여 생명을 위한 건축과 대자연의 순리를 새삼 음미하게 하고자하는 것이다.

김결수가 창출하는 작품들은 발견된 오브제를 만들어진 오브제로 변환하는 영매의 기술을 통해서 지금과 과거를 매개하고 ‘사물로서가 아닌 또 다른 주체’로서의 오브제와 그것의 ‘옛 존재’로서의 삶을 위무하는 현대의 제의적 진혼곡이라 할 만하다.

김결수 Kim Kyul Soo

부산에서 출생했다. 계명대학과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 부산, 창원, 중국, 일본등에서 < Labor & Effectiveness > 로 24번째 개인전과 대안공간아트페스티발, Art in Fighting, 미술비평연구회선정 등 200여회 그룹전에 참여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 전국창작스튜디오네트워크 추진위원, 광주국제아트비젼운영위원, 대안공간 스페이시 129운영위원, 심사위원, 레지던시 프로그램 기획자로 활동하였고, 현, 한국미술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대구미술협회, 대한민국남부현대미술협회, 맥심회, 칠곡미술협의회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일상이나 노동의 도구로 사용된 오브제가 가지는 존재의 흔적에 더하여 작가 자신의 의미를 담은 노동 작업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Labor & Effectiveness, Iron Plate, 40X30X9cm, 2019/Labor & Effectiveness, Iron Plate, 38X28X10cm, 2019
Labor & Effectiveness, Iron Plate, 40X30X9cm, 2019/Labor & Effectiveness, Iron Plate, 38X28X10cm, 2019

김결수(金結洙 Kim Kyul Soo)


개인전

대구, 부산, 일본, 러시아, 창원, 중국, 경북, 울산 외 24회


단체전

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강정디아크, 대구)

한국현대미술(위해유곤미술관, 중국)

무경계-예술정치 온세미로(DMZ, 경기)

대구생태보감(예술발전소, 대구)

2016 수원고색 NEWSEUM 국제예술(고색동 폐수처리장, 수원)

선-삶의 비용(대구미술관, 대구)

현대미술한일전(오사카미술관, 일본)

대구미술 아우러기(예술의전당,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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